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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눈물이 나는 날은 / 권 태 원


멀리 멀리 세상 속으로 떠났다가 또다시 당신에게 돌아옵니다.

지금 나에게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빈 손, 빈 마음으로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가 엄마

품에 안기듯이 간절한 심정으로 당신의 십자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저 아무 사고 없이 잘 굴러갈 때는 한동안 당신을 잊고 살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가 크고 작은 질병이 어느 날 갑자기 내 몸과 마음을

괴롭힐 때는 가슴을 쿵, 쿵 크게 치면서 '내 탓이오, 내 탓이오!'를

나도 모르게 외치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는 바람만 불어도 당신이 저절로 생각납니다.

가을비가 내리고 첫 눈이 내리는 날에도 당신의 이름을 간절하게

부르게 됩니다. 오로지 먹고 사는 일에 쫓기다보니 때로는 잠시라도

당신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지 못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음을

고백합니다. 매일매일 습관처럼 반복되고 있는 나의 죄를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나 자신을 위로하는 여유와 시간은 당신이 아니시면 아무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그동안 밤낮으로 가정과 직장에만 매달려 정신없이 살아왔습니다.

한 세상 살아가는 일이 어렵고 힘들어도 누구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나름대로 밝게

웃는다고 애를 써도 얼굴 표정은 별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직 땀 흘리며 노력하는 것이 한 편의 아름다운 시와

소설이었습니다. 일의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눈물의 힘이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이여. 이제부터라도 몸과 마음을 좀 쉬고 싶습니다.

그동안 돌볼 여유가 없던 나 자신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해야만 가족과 이웃들도

행복합니다. 내가 밝게 웃어야만 주위 사람들도 작은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당신의 뜻대로 해 주십시오.

한 번밖에 없는 나의 인생을 오로지 당신에게 봉헌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참 소중한 당신이여. 수도원의 오래 된 느티나무처럼 어느새 나도

하루하루 늙어가고 있습니다. 사랑할 수 있는 시간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기도할 수 있는 시간마저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가슴

깊이 깨닫게 해 주십시오. 오늘 하루는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삶,

단 한 번밖에 없는 귀중한 시간입니다. 사랑은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기도와 눈물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십시오. 내 영혼이

하느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거룩한 은총의 문은 닫히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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