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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예수님께서 두 제자에게 나타나서
그들에게 십자가를 하나씩 안겨주시며 말씀하셨다.
이 길 끝에 내가 서 있겠다.
십자가를 잘 가져오기를 바란다."
말씀대로 제자들은 길을 떠났다.
시간이 지나자 한 제자의 입에서
투덜거리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 예수님은 왜 굳이
이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오라고 하시는가?
그러잖아도 힘든 세상살이인데!"
하지만 다른 제자는 아무 소리 없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힘내어 같이 가자는 말만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자기 십자가가
더 크고 무거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불만은 더 커졌다.
어찌어찌하여, 두 제자는 예수님이 서 있는
그 길의 끝에 당도했다.
예수님도 흐뭇하게 웃으며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셨다.
투덜거리던 제자가 기어코 한마디 한다.
"예수님,
아무래도 제 십자가가 저 친구 것보다
더 크고 무거운 것 같습니다.
왜 차별하십니까?!"
정말로 십자가의 크기와 무게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게 아닌가.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십자가는 본래 똑같은 것이었지.
하지만 십자가라는 것은 기꺼이 지려는 이에게는
점점 가벼워지지만,
억지로 지는 이에게는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는 것이란다.
그래서 십자가는 어깨에 지고
낑낑거리며 가는 게 아니라
소중하게 가슴에 품고 가는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