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만의 회우(會遇)
3구역 3반 윤미덕(카타리나)
오십 삼년 만에 중학교 동기모임을 제주도에서 가졌다.
칠십을 눈앞에 둔지라 너, 나 할 것 없이 처음이고 마지막일 것 같은 생각에전국 각지에서 상상 이상으로 많은 친구들이 모였다.중학교 시절의 여행기분으로 들떠 3일 동안 밤낮 없이 틈만 나면 삼삼오오 모여, 누구는 공부를 잘하고, 누군 가난해도 착하고, 누군 못산다고 괄시하고....등, 학교시절의 좋은 추억거리나 나쁜 기억을 되새기기도하고 그동안의 살아온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틀이 지나고 마지막 날 아침 벌써
헤어 질 아쉬움을 대화로 이어지는 시간이었다.
별로 말이 없던 한 친구가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1죽을 때까지 제주도는 안 올려했는데 꼭 만날 친구가 있어서 왔다며 말을 꺼냈다. “아들이 경찰관으로 제주도에서 특수 임무수행 중 사고로 죽어 아들의 관을 싣고 항공기로 귀향하면서 다시는 제주도를 찾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그 일보다 더 무거운 짐을 벗으려고 이번 제주도 행사에 참가하였다.” 며 말을 이었다.
그 무거운 짐이란 “중학교시절 수업 준비물을 급장을 통해서 사야하는데 너무나 가난하여 (사지 않으면 선생님의 꾸지람이 두려워) 돈을 내지 않고 가졌는데, 아마도 급장이 그 돈을 물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오십 여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무리 회개(悔改)를 하고 잊으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무거운 짐을 벗으려 왔다며 그때의 그 급장 친구에게 2만원을 내어놓고 미안하다며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다. 듣고 있던 그때의 급장도 기꺼이 그 돈을 받으며 “같은 주님을 믿는 너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기 위해 내가 열배로 남에게 베풀겠다.” 고 답하고
주님께 기도드리며 “친구야! 너 가슴의 무거운 짐, 주님께 넘기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만나자” 고 하자 듣고 있던 모두가 눈물이 글썽했다. 참 즐겁고 값진 모임이었고, 뜻있는 만남(會遇) 이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
(마태.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