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행하신 구원협력의 시작은 바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고백이었습니다.
사전에 태교란 말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태교(胎敎)' - 임신 중에 태아에게 좋은 감화를 주기 위하여 임부(姙婦)가 마음을 바르게 하고 언행을 삼가는 일, 또는 그 가르침.
한 생명이 잉태(孕胎)되어 그 생명이 온전한 한 인간으로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과 정성이 드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두 눈, 두 팔, 두 다리 멀쩡히 가지고, 말하고 들을 수 있으니, 그저 태어났거니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이 어머니의 몸속에 잉태되었을 때부터 세상에 태어나기까지 10달 동안 부모님께서 얼마나 마음 졸이고, 고생하고 태교하며, 키우셨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마음속에 씨앗을 뿌리십니다. 우리는 그 말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복음이고, 생명입니다.
그런데, 그 말씀이 영글어 생명으로 태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임산부가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올바로 하고, 말과 행동을 삼가고, 나쁜 소리와 소음은 피하는 노력. 즉, 생명을 태어나게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방심하고, 태교에 소홀하여 생각과 말과 행위로 그러한 노력과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 말씀은 제대로 한번 꽃피워 보지도 못하고 사라지거나, 아니면 그 말씀이 우리 몸 밖으로 나오더라도 기형적인 모습 즉, 예수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의도로 표현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선포하면서 오히려 잘못된 길을 안내하고, 진리와 멀어진 말씀을 가르치고, 생명 대신 죽음을 던져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성령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셨듯이, 우리 역시 말씀(λογος)을 잉태하고 살아야겠습니다. 잉태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그 말씀이 잉태(孕胎)되고 육화되어 생명으로 태어나야 하겠습니다.
이제 그 말씀을 잉태하여 내 안에서부터 그 말씀을 육화(肉化)시키고, 체득하여, 그 말씀이 구체적인 모습을 가지고 드러나도록 ‘태교’에 온 힘을 기울이는 멋지고 훌륭한 어머니, 신앙인이 되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리하여, 성모님께서 세례자 요한을 잉태한 엘리사벳의 방문을 받고 기뻐 외친 ‘마니피갓’(Magnificat)을 나의 노래로, 나의 목소리로 외쳐보는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보소서 이 몸이 대령했나이다.
제 기쁨은 당신 뜻을 따름이오니, 제 맘속에 당신 법이 새겨져 있나이다.
내 온 마음과 영혼이 나의 사랑, 나의 스승 주님을 찬미하며, 나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주님께 내 마음 언제나 기뻐 뛰며 응답하며 살고 싶습니다.
-------------------------------
다가오는 성지주일 미사(3월 28일)와 관련해서 가족분들에게 전합니다.
오늘까지 우리 성당 구역 내, 상대동에 주소를 둔 1가구당 1명 이상 코로나 19 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이 발령되었었습니다. 아무쪼록 더 이상 확진자 없이, 조금씩 안정을 찾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성모상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자매님 한 분의 한숨을 들었습니다. 미사 가운데 머무시기를 원하시는 마음을 만났습니다. 저 또한, 제 옆에 묵주 한단, 한 단과 염려가 쌓여갑니다.
아직 미사를 다 함께 모여 드릴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함에 가슴이 아픕니다. 아무쪼록 평화를 지키기 위한 일상 기도 생활을 정성껏 잘 지키시길 바랍니다. 오늘 회장님과 더불어 성지주일에 신자분들에게 나눠드릴 성지 가지를 꺾어 왔습니다. 미세 먼지에도 굴하지 않고, 단단하고, 짙은 녹색을 품고 있는 가지들입니다. 성지 주일에 정성껏 축성해 놓겠습니다. 다시 모이는 날에 가정에 들고 가셔서 주님의 말씀과 뜻을 받아들이는 표지로 십자가 뒤에 걸어 두시면 좋겠습니다.
오늘까지 이루어진 상대동 내에 검사결과를 기다려보겠습니다. 성주간은 함께 모여, 경건하고 감사하게 그 시간을 나누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매일기도와 미사 중에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평화 잃지 마시고, 평화를 잘 채우신 신자분들께서는 옆에 교우들과 잘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최 비안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