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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되던 때에 나는 한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는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깊은 눈동자를 갖고 있었다.

 

그 소녀의 이름은 로에지 기르타네르였었다.   .

 
그 소녀는 나를 모를 뿐 아니라 나에 관해 묻는 일도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괴롭게 느끼면 느낄수록 눈앞에

 

그 소녀의 모습이 언제나 사실처럼 생생하게 나타나

 

내 심장에는 검푸르고 뜨거운 파도가 넘쳐흐르며,

 

맥박의 말초신경에 이르기까지 이상할정도로 따끔따끔 아파 오는 것이었다.

 

내가 만일 이 시간에 죽는다면 그 소녀는 알지도 못할 테지.

 

그것에 대하여 물어보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으리라!

 

나는 그 소녀를 위하여 깜짝 놀랄 일을 하고 싶었다. 

 

또한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도 모르게 선물을 하나 보내고도 싶었다.


방학이 끝나는 전날, 나는 애써 얻은 꽃을 내 사랑 그녀에게 바쳤다.

 

 나는  알프스의 들장미가 철늦도록 피어있는 곳을 몇군데 알고 있었다.

 

그것은 낭떠러지 바위틈에 여기저기 흩어져 피어 있어 매우 꺾기 힘든 아름다운 꽃이었다.

 

그렇다. 이것이 아니면 안 되었다.

 

청춘과 사랑에는 불가능한 게 없으므로

 

나는 손등을 찢기며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결국 목적지에 도달하였다.

 

 

 

 

 

 

 

 


조심조심 억센 가지를 꺾어 그것을 손에 잡았을 때는

 

위험한 곳이었으므로 환성을 지를 수는 없었으나,

 

가슴은 기쁨에 가득차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꽃을 입에 물고 뒷걸음질하여 내려와야 했다.

 

 나는 그만큼 대담한 소년이었으나

 

내가 어떻게 해서 절벽 밑까지 내려왔는지는 하느님밖에 모를 일이었다.

 

 

산 전체에 알프스 들장미꽃이 피는 계절은 벌써 지나서,

 

내가 꺾은 것은 그해 마지막으로 봉오리를 피우고 있는 들장미였었다.

 

그 이튿날 고향을 떠나서 그녀가 있는곳까지  무려 다섯 시간 동안이나

 

나는 그 꽃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내 심장은 아름다운 로에지가 있는 곳을 향하여 힘차게 뛰었다.

 

 

 

시내에 도착하자마자 다락방으로 올라가 나의 상자를 열고 큰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그것은 좋은 종이가 아니었다.

 

나는 거기에다 알프스의 들장미를 올려 놓고 집에서 가져온 노끈으로 정성들여 묶었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사랑의 선물처럼 보이지 않았다.


  

나는 진실한 마음으로 그것을 들고 그녀가 사는 집으로 갔다.

 

그리고는 가장 좋은 틈을 타 열려 있는 문으로 들어가

 

저녁 어두컴컴한 현관에서 잠시 주위를 살피고 나서는

 

그 모양없고 볼품없는 꾸러미를 넓고 훌륭한 층계 위에 가만히 내려 놓았다.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하였다.

 

그리고 로에지가 과연 이것을 보았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

 

 

 

나는 그녀의 집 층계에다 들장미 한 송이를 놓기 위해 절벽을 기어올라가는데 내 생명을 걸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쾌감과 비애와 시가 들어있어 나는 기쁘게 그 일을 했을뿐이다.

 

이러한 나의 첫사랑은 끝맺음이 없이

 

의문을 가진 채 영원히 미해결의 상태로 나의 가슴속에 남아있다

 

지금도 나는 조용한 눈동자를 가졌던 그 소녀보다

 

더 고상하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을 알 수 없다.

  

헤르만 헤세의 " 향수 "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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