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0.06.10 20:51

획 하나의 차이

조회 수 8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획 하나의 차이 

        
처음엔 소설가가 되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소설가가 되었다.
그다음엔 유명해지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우연히 운이 좋아 나는 유명해졌다.
그 다음엔 당연히 돈 걱정이 없어지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생활비를 다 쓰고 나서도 통장에 늘 100만 원만 있다면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94년 여름 내가 낸 세 권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러니 이제 돈도 생겼다.

이제 100만 원이 문제가 아니라 하루를 자고 나면
통장으로 수천만 원의 인세가 도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토록 사람이 그리웠던 나와 연결하고자 전화벨은 끝없이 울려댔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그토록 원하던 돈과 명예가,
몰려드는 인터뷰가,
행복해지는 데 이토록 쓸모없는 것인 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어쩌면 나는 그 시기를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항복합니다, 주님' 하고. 써놓고 보니 우리말이 이상하기도 하다.
항복과 행복, 획 하나 차이의 낱말…. 

 

 공지영 / '수도원 기행'에서  

 

 
Be Not Afraid - John Michael Talbot 수사

 그림 - 찰스 페루지니(Charles Edward Perugini1839~1918).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기 전에,
내가 스스로 행복해지기 전에,
누구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없다는 것,
놀랍게도 행복에도 자격이란 게 있어서
내가 그 자격에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도 할 서튼처럼 30대 중반을 넘기고 있었고
돌이키기 힘든 아픈 우두자국을 내 삶에 스스로 찍어버린 뒤였다.

그 쉬운 깨달음 하나 얻기 위해 청춘과 상처를 지불해야 했던 것이다.
괴테의 말대로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은 그 뜻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무거운 짐일 뿐”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이 18년이었다.
그리고 돌아가 나는 신에게 무릎을 꿇었던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 나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1 늘푸른 2015.07.17 357
83 나는 신발이 없었고, 그는 발이 없었다. 하늘호수 2011.01.08 690
82 꿈을 가진이가 아름답다 하늘호수 2010.02.26 799
81 꾸벅 {^_^}!! 강기진 2009.03.04 1412
80 꽃이 된 기도 - 故박완서 자매님을 보내는 이해인 수녀님 '송별시' 하늘호수 2011.01.29 673
79 김연아에게......(이해인) 하늘호수 2010.03.07 717
78 김수환 추기경님 선종 3주기 하늘호수 2012.01.10 361
77 김수환 추기경 지상 사진전 Ⅲ 미소 하늘호수 2011.02.15 534
76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하늘호수 2010.08.25 680
75 귀 기울여 들어 보세요 하늘호수 2011.07.30 416
74 교회쇄신 없는 ‘광화문 시복식’ 추진, 몰염치하다 늘푸른 2014.03.21 194
73 교회개혁,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핵심이다 늘푸른 2013.12.17 215
72 교황님의 4월 기도 지향 늘푸른 2018.04.17 102
71 교황, 8월 역사적 방한..청년대회 참석 1 이진우 다니엘 2014.03.14 200
70 교무금과 헌금은 꼭 내야하나? 늘푸른 2013.12.07 225
69 공동체 의식 태파노 2009.09.12 996
68 골고다 하늘호수 2010.03.09 1012
67 고해 하늘호수 2010.03.09 810
66 고통의길 주님의길 하늘호수 2010.03.09 1403
65 고구마꽃 하늘호수 2011.08.23 420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 14 Next
/ 14
미 사 시 간
19:30
10:00
19:30
10:00
18:00
주일 07:00 10:30

예비신자 교리반 안내
구 분 요 일 시 간
목요일 20:00

진주시 공단로 91번길 26 상평동성당
전화 : 055-752-5922 , 팩 스 : 055-753-5922

Copyright (C) 2020 Diocese of Masan.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