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159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와 아내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나는 오른손잡이인데 아내는 왼손잡이다.
그래서 아내는 습관대로 국그릇을 왼쪽에다 잘 갖다 놓는다.
별 일 아닌 것 같은 그 차이가 신경을 건드린다.

나는 종달새형이다.
새벽시간에 일어나 설친다.
늦잠을 자면 무조건 게으르다고 여긴다.
그런데 아내는 올빼미형이다.
밤새 부엉부엉하다가 새벽녘에야 잠이 든다.
도대체 맞는 구석이 없다.

나는 물 한 컵을 마셔도 마신 컵은 즉시 씻어 둔다.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고 언제 해도 할 일이며
내가 다시 손을 댈지 모를 일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아내는 그게 안된다.
찬장에서 꺼내 쓸 그릇이 없을 때까지 꺼내 쓰다가
한꺼번에 씻고 몸살이 난다.

나는 약속시간에 늦은 적이 거의 없다.
미리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아내는 떠나야 할 시간에 화장한다고 정신이 없다.
다가가서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화장품 뚜껑이라는 뚜껑은 다 열어놓고 있다.
나는 그게 안 참아진다.
나도 모르게 버럭 화를 낸다.
"아니,이렇게 두고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면 향이 다 날아가고.
뭐 때문에 돈 주고 비싼 화장품을 사. 차라리 맹물을 찍어 바르지."


나중에는 견디다 못해 성경책까지 들이밀었다.
"여보, 예수님이 부활만 하시면 됐지 뭣 때문에 그 바쁜 와중에
세마포와 수건을 개켜놓고 나오셨겠어?
당신같이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에게
정리정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싶으셨던 거야.
그게 부활의 첫 메시지야.
당신 부활 믿어,부활 믿냐고 ?"
그렇게 아내를 다그치고 몰아붙일 때 하늘에서 음성이 들렸다.
"야 이녀석아, 잘하는 네가 해라. 안 되니까 붙여놓은 것 아니니?"


너무 큰 충격이었다.
생각의 전환, 그렇게 나 자신을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게 있다.
나의 은사(gift)는 무엇일까.
하지만 뜻밖에도 너무 간단하게 은사를 알 수 있다.
내 속에서 생겨나는 불평과 불만,
바로 그것이 자신의 은사인 것이다.

이를테면, 내 아내는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 있지 않고
종이 나부랭이가 나뒹구는데도 그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불편한 게 없다. 오히려 밟고 돌아다닌다.
하지만 나는 금방 불편해진다. 화가 치민다.
이 말은 내가 아내보다 탁월한 은사가 있다는 증거다.
하나님은 이 은사를 주신 목적이 상대방의 마음을 박박 긁어놓고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무기로 사용하라는 데 있지 않다.
은사는 사랑하는 사람을 섬기라고 주신 선물이다.
바로 그때 내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내 아내에게는 뚜껑 여는 은사가 있고,
나에게는 뚜껑 닫는 은사가 있다는 사실을.

그때부터 아내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
아내가 화장한다고 앉아 있으면 다가가서 물었다.
"여보, 이거 다 썼어? 그러면 뚜껑 닫아도 되지.
이거는? 그래, 그럼 이것도 닫는다."

이제는 내가 뚜껑을 다 닫아 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렇게 야단칠 때는 전혀 꿈쩍도 않던 아내가
서서히 변해가는 것이다.
잘 닫는 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세게 잠갔는지
이제는 나더러 뚜껑 좀 열어달라고 한다.
아내의 변화가 아닌 나의 변화,
그렇게 철들어진 내가 좋아하는 기도가 있다.

"제가 젊었을 때는
신에게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힘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중년이 되었을 때
인생이 얼마나 덧없이 흘러가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평안히 살도록 인도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늙어 여생을 돌아보게 되었을 때
저는 저의 우둔함을 깨달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드리는 기도는 저를 변화시켜 달라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처음부터 이런 기도를 드렸더라면
제 인생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
  • ?
    태파노 2009.11.24 00:41
    주일학교 교장선생님!
    오랜만에 반가운 글로써 만나게되네요. 이것도 훌륭한 은총입니다.
    원래 中庸은 음양의 조화에서 오지 않든가요?
    열고 닫고 닫고 열고 아이! 참 재미 있어라. Bravo!! 상평 주일학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4 5월의 이 푸르름이여! 1 태파노 2009.05.04 1263
243 본당 홈-피 대 환영 1 태광훈 2009.03.16 1242
242 홈페이지 오픈 축하합니다.^^ 3 이진우 2009.03.15 1178
241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방토마스 2009.12.17 1170
240 봄,봄,봄. 1 태광훈 2009.03.30 1169
» 부부 차이는 은사의 다름일 뿐(목사님 부부도...) 1 장경조 2009.11.16 1159
238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1 방토마스 2009.06.02 1154
237 돌아온 탕자처럼 1 양대석(베드로) 2009.03.16 1143
236 피아골 피정 태파노 2009.07.21 1120
235 죄송합니다. 3 한바오로 2009.05.05 1120
234 우리도 성모성월로 바꿔주심이 어떨런지... 1 강은주(사무장) 2009.05.08 1111
233 사랑은.......(1고린 13,1-7) 하늘호수 2009.08.15 1097
232 베푸는 마음 행복한 마음 하늘호수 2010.07.18 1061
231 행운의 고구마 꽃 하늘호수 2009.10.06 1048
230 어~여쁜~호박미인~^*^ 1 하늘호수 2009.07.30 1034
229 늦어 미안합니다. 2 손드러 2009.05.08 1023
228 골고다 하늘호수 2010.03.09 1012
227 공동체 의식 태파노 2009.09.12 996
226 마음이 맑아지는 글과 그림 하늘호수 2010.07.10 963
225 화해와 쇄신 태파노 2009.06.20 95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 Next
/ 14
미 사 시 간
19:30
10:00
19:30
10:00
18:00
주일 07:00 10:30

예비신자 교리반 안내
구 분 요 일 시 간
목요일 20:00

진주시 공단로 91번길 26 상평동성당
전화 : 055-752-5922 , 팩 스 : 055-753-5922

Copyright (C) 2020 Diocese of Masan.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