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
파아란 하늘이 높아진다. 여름 더위 사이로 스치는 바람 속에도 가을이 묻어 있다.
파란 하늘만치나 마음도 긴 여행을 떠난다. 얼마 안 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특히 이
가을에 대한 애잔한 마음임이 틀림 없어리라.
해지니 풀벌레 소리 숲을 울린다. 讀書라도 열심히 하는 걸까?
캠퍼스 박물관 뒷숲, 금정산에서 내리는 개울물이 고인 넓적한 숲속 바위에 걸터앉아,
서로가 선택한 서툰 제2외국어 실력으로 번역한 詩를 읊어주던 그리운 친구의 訃音을
들으며 哀悼한다. 그때도 가을은 슬프기만 했지만 지금도 역시 내 가슴을 쥐어짜게한다.
내가 전해준 헤르만 헷세의 “안개 속에서”의 시문을 받아 든 답으로 번역하여 내게
읽어 주던 프랑스어 제2외국어를 선택한 이 친구의 뽈 베르렌느의 “가을의 노래”
(르 샹송 디 오통)가 내 가슴을 적셔온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꼭 그때처럼.....
가을 날 비오롱의 구슬픈 가락은
뼈에 사무치도록
서러웁구나.......
종소리에 내 가슴은 미어지고
먼 그날의 추억에
눈시울 절로 뜨거워진다.
참으로 내사 참 인생을 저버리고
여기저기 정처없이 딩구는
낙엽이란다....
비오롱(바이올린)의 E현(제일 높은 음역)의 애닲은 가락은 뼈골에 사무치는 애환을
구사하여, 지금도 이 시를 읽으면 타이스의 명상곡이나,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더러는 마스네의 비가를 떠올리게도 된다. 또 요즘에는 카시니의 아베마리아 바이올린
곡을 들으면서도 옛 추억에 가슴 미워져 눈시울 뜨거움을 자주 느낀다.
선택 제2외국어가 독일어인 내가 전해준, 어쩌면 가장 즐겨 읽던 헤르만 헷세의
시 “안개 속에서”는
야릇하구나, 안개 속을 거닐음은!
모든 숲과 돌은 외롭고,
나무도 서로를 몰라보며
각자는 홀로 있네.
나의 밝은 어린 시절엔
세상은 친구로 가득했는데,
안개가 깔린 지금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누나.
모든 것으로부터 조용히
자신을 떼어 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는
진실로 어느 누구도 현명치 않으리.
야릇하구나, 안개 속을 거닐음은!
인생은 고독한 것.
어느 누구도 서로를 알지 못하고
각자는 홀로 있네.
안개, 특히 숲속의 안개가 모든 것으로부터 자신을 떼어 놓아 밝은 어린 시절로부터,
조용히 모든 것으로부터, 누구도 서로를 보지 못하게 자신을 떼어놓는 그 안개 속을
우리는 방황하고 있는 것 아닌가? 되돌려 생각하니 그렇게 살아 온 것 같다.
이제 안개의 숲을 살포시 빠져나와 가장 온유한 주님의 품에 안기리라. 이 가을엔.....
2009년 가을 선학산록 태 광훈(스테파노)
파아란 하늘이 높아진다. 여름 더위 사이로 스치는 바람 속에도 가을이 묻어 있다.
파란 하늘만치나 마음도 긴 여행을 떠난다. 얼마 안 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특히 이
가을에 대한 애잔한 마음임이 틀림 없어리라.
해지니 풀벌레 소리 숲을 울린다. 讀書라도 열심히 하는 걸까?
캠퍼스 박물관 뒷숲, 금정산에서 내리는 개울물이 고인 넓적한 숲속 바위에 걸터앉아,
서로가 선택한 서툰 제2외국어 실력으로 번역한 詩를 읊어주던 그리운 친구의 訃音을
들으며 哀悼한다. 그때도 가을은 슬프기만 했지만 지금도 역시 내 가슴을 쥐어짜게한다.
내가 전해준 헤르만 헷세의 “안개 속에서”의 시문을 받아 든 답으로 번역하여 내게
읽어 주던 프랑스어 제2외국어를 선택한 이 친구의 뽈 베르렌느의 “가을의 노래”
(르 샹송 디 오통)가 내 가슴을 적셔온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꼭 그때처럼.....
가을 날 비오롱의 구슬픈 가락은
뼈에 사무치도록
서러웁구나.......
종소리에 내 가슴은 미어지고
먼 그날의 추억에
눈시울 절로 뜨거워진다.
참으로 내사 참 인생을 저버리고
여기저기 정처없이 딩구는
낙엽이란다....
비오롱(바이올린)의 E현(제일 높은 음역)의 애닲은 가락은 뼈골에 사무치는 애환을
구사하여, 지금도 이 시를 읽으면 타이스의 명상곡이나,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더러는 마스네의 비가를 떠올리게도 된다. 또 요즘에는 카시니의 아베마리아 바이올린
곡을 들으면서도 옛 추억에 가슴 미워져 눈시울 뜨거움을 자주 느낀다.
선택 제2외국어가 독일어인 내가 전해준, 어쩌면 가장 즐겨 읽던 헤르만 헷세의
시 “안개 속에서”는
야릇하구나, 안개 속을 거닐음은!
모든 숲과 돌은 외롭고,
나무도 서로를 몰라보며
각자는 홀로 있네.
나의 밝은 어린 시절엔
세상은 친구로 가득했는데,
안개가 깔린 지금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누나.
모든 것으로부터 조용히
자신을 떼어 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는
진실로 어느 누구도 현명치 않으리.
야릇하구나, 안개 속을 거닐음은!
인생은 고독한 것.
어느 누구도 서로를 알지 못하고
각자는 홀로 있네.
안개, 특히 숲속의 안개가 모든 것으로부터 자신을 떼어 놓아 밝은 어린 시절로부터,
조용히 모든 것으로부터, 누구도 서로를 보지 못하게 자신을 떼어놓는 그 안개 속을
우리는 방황하고 있는 것 아닌가? 되돌려 생각하니 그렇게 살아 온 것 같다.
이제 안개의 숲을 살포시 빠져나와 가장 온유한 주님의 품에 안기리라. 이 가을엔.....
2009년 가을 선학산록 태 광훈(스테파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