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09.09.12 23:16

가을의 노래

조회 수 9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가을 >

파아란 하늘이 높아진다. 여름 더위 사이로 스치는 바람 속에도 가을이 묻어 있다.
파란 하늘만치나 마음도 긴 여행을 떠난다. 얼마 안 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특히 이
가을에 대한 애잔한 마음임이 틀림 없어리라.
해지니 풀벌레 소리 숲을 울린다. 讀書라도 열심히 하는 걸까?

캠퍼스 박물관 뒷숲, 금정산에서 내리는 개울물이 고인 넓적한 숲속 바위에 걸터앉아,
서로가 선택한 서툰 제2외국어 실력으로 번역한 詩를 읊어주던 그리운 친구의 訃音을
들으며 哀悼한다. 그때도 가을은 슬프기만 했지만 지금도 역시 내 가슴을 쥐어짜게한다.
내가 전해준 헤르만 헷세의 “안개 속에서”의 시문을 받아 든 답으로 번역하여 내게
읽어 주던 프랑스어 제2외국어를 선택한 이 친구의 뽈 베르렌느의 “가을의 노래”
   (르 샹송 디 오통)가 내 가슴을 적셔온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꼭 그때처럼.....

가을 날 비오롱의 구슬픈 가락은
뼈에 사무치도록
서러웁구나.......

종소리에 내 가슴은 미어지고
먼 그날의 추억에
눈시울 절로 뜨거워진다.

참으로 내사 참 인생을 저버리고
여기저기 정처없이 딩구는
낙엽이란다....

비오롱(바이올린)의 E현(제일 높은 음역)의 애닲은 가락은 뼈골에 사무치는 애환을
구사하여, 지금도 이 시를 읽으면 타이스의 명상곡이나,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더러는 마스네의 비가를 떠올리게도 된다. 또 요즘에는 카시니의 아베마리아 바이올린
곡을 들으면서도 옛 추억에 가슴 미워져 눈시울 뜨거움을 자주 느낀다.

선택 제2외국어가 독일어인 내가 전해준, 어쩌면 가장 즐겨 읽던 헤르만 헷세의
시 “안개 속에서”는

야릇하구나, 안개 속을 거닐음은!
모든 숲과 돌은 외롭고,
나무도 서로를 몰라보며
각자는 홀로 있네.

나의 밝은 어린 시절엔
세상은 친구로 가득했는데,
안개가 깔린 지금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누나.

모든 것으로부터 조용히
자신을 떼어 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는
진실로 어느 누구도 현명치 않으리.

야릇하구나, 안개 속을 거닐음은!
인생은 고독한 것.
어느 누구도 서로를 알지 못하고
각자는 홀로 있네.

안개, 특히 숲속의 안개가 모든 것으로부터 자신을 떼어 놓아 밝은 어린 시절로부터,
조용히 모든 것으로부터, 누구도 서로를 보지 못하게 자신을 떼어놓는 그 안개 속을
우리는 방황하고 있는 것 아닌가? 되돌려 생각하니 그렇게 살아 온 것 같다.
이제 안개의 숲을 살포시 빠져나와 가장 온유한 주님의 품에 안기리라. 이 가을엔.....
             2009년 가을 선학산록  태 광훈(스테파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4 2011년 7월의 전례력이 들어있는 바탕화면입니다. 하늘호수 2011.07.03 573
243 2011년 8월의 전례력이 들어있는 바탕화면입니다. 하늘호수 2011.08.01 448
242 2011년 9월의 전례력이 들어있는 바탕화면입니다. 하늘호수 2011.09.02 443
241 2012년 1월 전례력이 들어있는 바탕화면입니다 하늘호수 2012.01.02 342
240 2012년 2월 가르멜 전례력이 들어있는 바탕화면입니다. 하늘호수 2012.02.02 345
239 2012년 3월의 전례력이 들어있는 바탕화면입니다. 1 하늘호수 2012.03.02 377
238 2012년 4월 가르멜 전례력이 들어있는 바탕화면입니다 하늘호수 2012.04.02 323
237 2012년 4월 가르멜 전례력이 들어있는 바탕화면입니다 하늘호수 2012.04.02 454
236 2014년 4월 교황님의 기도 지향 늘푸른 2014.03.27 205
235 2021. 3.13. 사순 4주일 강론(비대면 미사에 의해서 강론 올려 드립니다) 2 비안네신부 2021.03.13 121
234 5월 성모의 밤 윤미덕 카타리나 자매님의 봉헌시 file 강은주(사무장) 2015.05.24 383
233 5월의 이 푸르름이여! 1 태파노 2009.05.04 1263
232 5차 말씀과 함께하는 성경피정(신청안내) 마산청년성서모임(에파타) 2014.04.11 193
231 6차 말씀과 함께하는 성경피정 신청안내 1 file 마산청년성서모임(에파타) 2014.09.24 652
230 7차 말씀과 함께하는 성경피정 마산청년성서모임(에파타) 2015.04.07 212
229 8차 참 신앙인의 길을 향한 성경 피정 참가 안내 file 마산청년성서모임(에파타) 2015.09.06 268
228 XpressEngine 1 file 하비안네 2013.06.16 403
227 [ 청와대 청원글 ] 동의 부탁드립니다 . . 1 그레고리오 2020.12.27 69
226 [ 한사람의생명 ]관련하여, 함께 기도바랍니다 . . 3 file 그레고리오 2019.08.27 28
225 [re] 미련 곰탱이 할매 아가다 2009.12.09 283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 Next
/ 14
미 사 시 간
19:30
10:00
19:30
10:00
18:00
주일 07:00 10:30

예비신자 교리반 안내
구 분 요 일 시 간
목요일 20:00

진주시 공단로 91번길 26 상평동성당
전화 : 055-752-5922 , 팩 스 : 055-753-5922

Copyright (C) 2020 Diocese of Masan.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